하나의 제품을 3번 판매하는 회사들

비싼 제품을 살 때 소비자는 제품의 가격만 보지 않습니다.

“몇 년 뒤에도 가치가 남을까?”

“아이에게 더 이상 필요 없어지면 어떻게 처리하지?”

“중고거래로 팔리기는 할까?”

특히 유모차, 전기자전거, 고급 가구, 커피머신처럼 가격은 높지만 사용기간이 제한된 제품일수록
이런 고민이 커집니다.

이때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미래의 중고가격까지 약속한다면 소비자의 계산은 달라집니다.

100만 원짜리 유모차를 2년 뒤 30만 원에 다시 매입해 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소비자는 이 제품을 단순히 100만 원짜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신제품 구매가격 100만 원

> 2년 뒤 예상 매입가격 30만 원

> 실제 사용비용 70만 원

판매자는 가격을 할인하지 않았지만, 고객이 느끼는 부담은 줄어듭니다. 

이것이 앞으로 고가 내구재 시장에서 커질 수 있는 “잔존가치 판매 방식“입니다.

첫 번째 방식: 제조사가 자기 제품의 미래가치를 직접 약속한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식은 제조사가 직접 보상판매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고객이 신제품을 구매할 때 제조사는 일정 기간 뒤 제품 상태에 따라 다시 매입하겠다고 약속합니다.

회수한 제품은 검수하고 세척한 뒤 필요한 부품을 교체해 인증 중고제품으로 다시 판매합니다. 

유모차를 예로 들면 제조사는 일반 중고업자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제품 설계도와 정품 부품을 보유하고 있고, 어떤 부분을 검사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레임은 정상이지만 바퀴와 시트가 낡았다면 전체 제품을 새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필요한 부품만 교체하고 품질검사를 거쳐 다시 판매할 수 있습니다. 

가상의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 신제품 100만 원 판매

> 2년 뒤 30만 원에 회수

> 검수·세척·부품 교체

> 제조사 인증 중고제품으로 70만 원 판매

> 다시 회수한 뒤 50만 원대 제품으로 재판매 

제품은 한 번 만들어졌지만 매출은 두 번, 세 번 발생합니다. 

새 제품을 다시 제조하는 것보다 일부 부품을 교체하는 비용이 낮다면, 인증 중고판매의 수익성이 상당히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입니다. 

개인 간 중고거래보다 가격은 조금 높더라도 다음과 같은 가치를 얻기 때문입니다. 

* 제조사가 직접 검사한 제품

* 정품 부품을 사용한 수리

* 일정한 품질 기준

* 일정 기간의 보증

* 문제가 생겼을 때 연락할 곳 

소비자는 단순한 중고 유모차가 아니라, ”제조사가 다시 책임지는 제품“을 신뢰하게 됩니다. 

▮제조사는 제품을 처음부터 다르게 만들게 된다 

이 모델이 중요한 이유는 중고매출 하나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재매입과 재판매를 전제로 하면 제품의 설계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번 판매하고 끝낼 제품은 제조비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번 회수해 판매할 제품은 다음 요소가 더 중요해집니다. 

  • 쉽게 분해되는 구조
  • 부품별 교체가 가능한 설계
  • 세척할 수 있는 소재
  •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프레임
  • 여러 모델에 공통으로 사용하는 부품
  • 제품번호와 수리이력 관리 

과거에는 제품이 너무 튼튼하면 소비자의 교체주기가 길어져 제조사에 불리하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조사가 중고시장까지 운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오래가는 제품일수록 다시 회수해 판매하기 쉽습니다.

> 결국, 이것은 소비자가 추구하는 최고의 제품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며,  

이렇게 형성된 제품의 내구성에 대한 신뢰는 브랜드의 최고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식:   제3의 주체가 제품의 미래 중고가치를 인증한다 

모든 제조사가 자체 보상판매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소 제조사나 수입사는 회수 물류, 검수 인력, 중고 판매사이트, 고객관리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깁니다. 

신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별도의 전문업체에 제품을 등록하고, 그 업체가 일정 기간 뒤 중고제품을 매입하는 방식입니다.

▮정확히는 다음과 같은 서비스입니다. 

> 신제품 구매 시점에 제3자가 미래의 중고가치를 인증하고, 정해진 기간 뒤 약정 기준에 따라 제품을 매입하는 잔존가치 인증 서비스로서, 고객이 100만 원짜리 유모차를 산 뒤 잔존가치 인증업체에 등록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업체는 제품번호와 구매영수증을 확인하고, 신제품 상태를 기록합니다. 이후 6개월 또는 12개월마다 제품 상태를 점검합니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고객은 그 제품을 인증업체에 판매하고, 인증업체도 약정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반드시 매입합니다.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신제품 구매
  • 잔존가치 인증 등록
  • 제품번호·초기 상태 확인
  • 중간점검
  • 약정기간 도래
  • 고객의 의무매각
  • 인증업체의 의무매입
  • 검수·수리 후 인증 중고판매 

제조사 방식과 다른 점은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다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조사는 보통 자기 회사 제품만 회수하지만, 독립 인증업체는 여러 회사의 제품을 비교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A사 유모차를 반납하고 B사 제품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제조사에 묶이지 않는 잔존가치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왜 중간점검이 필요할까? 

미래 매입가격을 약속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상태가 나쁜 제품만 들어올 가능성입니다. 

고객은 제품 상태가 좋으면 개인 중고시장에 더 비싸게 팔고, 상태가 좋지 않을 때만 보장매입을 이용하려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중간점검과 의무매각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이 계약기간 동안 정해진 점검을 받고, 만기에는 반드시 인증업체에 제품을 판매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업자 역시 조건을 충족한 제품을 약속한 기준에 따라 반드시 사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양쪽의 거래가 미리 예약됩니다. 

중간점검은 단순히 제품을 검사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작은 고장을 빨리 발견해 수리비를 낮추고, 고객이 제품을 더 잘 관리하도록 만들며, 몇 년 뒤 들어올 중고제품의 상태를 예측하게 해줍니다. 

인증업체는 단지 “2년 뒤 유모차 500대가 들어온다”는 사실만 아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정보까지 미리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예상 회수 시점
  • 제품별 현재 상태
  • 필요한 부품
  • 예상 중고등급
  • 예상 재판매 가격
  • 신제품 교체 가능성이 높은 고객 

일반 중고업자는 제품이 시장에 나와야 거래를 시작합니다.

잔존가치 인증업체는 신제품이 판매되는 순간부터 미래의 중고제품을 확보합니다.

▮이 회사는 무엇으로 돈을 벌까? 

제3자 잔존가치 인증업체는 중고판매 차익만으로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닙니다.

신제품 구매 시점부터 여러 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소비자 인증비

고객은 미래의 매입가격과 처분 편의를 확보하기 위해 인증비를 냅니다. 

> 정기점검비

제품에 따라 고객 서비스로 (사실은 잔존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점검) 세척, 부품 교체 서비스 비용을 제조사 및 고객에게 받을 수 있습니다. 

> 제조사·판매처 수수료

제조사와 판매점은 잔존가치 인증을 통해 제품의 구매전환율을 높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 됨에 따른 인증 수수료를 지불 할 의사가 생깁니다.

판매 페이지에 다음 문구가 붙는 것만으로도 제품의 신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구매 등록후 24개월 뒤 조건부 매입가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 중고 재판매 차익

약정기간이 끝난 제품을 매입해 검수·수리한 뒤 인증 중고로 판매합니다. 

> 신제품 교체 중개수익

제품을 반납한 고객에게 다음 제품을 추천하고 판매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데이터 수익

여러 브랜드의 실제 감가율, 고장률, 수리비, 판매속도 데이터가 쌓이면 제조사에 가치 있는 정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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